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특히 심해는 극한의 환경을 가지고 있어 인간이 탐사하기 어려운 영역 중 하나다. 강한 수압과 빛이 전혀 닿지 않는 어두운 환경, 극도로 낮은 온도 등은 심해 탐사의 큰 장벽이 되어 왔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점점 더 깊은 바다로의 탐사가 가능해지고 있으며, 인간은 역사적으로 계속해서 더 깊은 곳을 탐험하기 위해 도전해 왔다.
현재까지 인간이 직접 도달한 가장 깊은 바다는 마리아나 해구, 푸에르토리코 해구, 통가 해구로 알려져 있다. 이들 해구는 각각 태평양과 대서양에 위치하며,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양 지형으로 기록되고 있다. 심해 탐사는 지구의 생명 기원, 극한 환경에서의 생명체 연구, 지질학적 변화 분석 등 다양한 과학적 의미를 지닌다. 또한, 해저에 숨겨진 광물 자원과 기후 변화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어, 심해 탐사는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글에서는 사람이 직접 탐사한 가장 깊은 바다와 그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다.
마리아나 해구 – 인간이 도달한 가장 깊은 바다
마리아나 해구는 서태평양에 위치하며,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져 있다. 이 해구의 가장 깊은 지점은 ‘챌린저 딥(Challenger Deep)’으로, 수심 약 10,994m(최대 측정값 11,034m)에 달한다.
1960년, 스위스의 해양학자 자크 피카르와 미국 해군 장교 돈 월시가 ‘트리에스테(Trieste)’라는 유인 잠수정을 타고 챌린저 딥에 도달하면서, 인류 최초로 지구 최심부에 도착한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2년에는 영화감독이자 탐험가인 제임스 카메론이 ‘딥시 챌린저(Deepsea Challenger)’를 타고 단독으로 챌린저 딥 탐사에 성공했다.
마리아나 해구는 극한의 수압(약 1,100기압)과 빛이 전혀 닿지 않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으로 밝혀져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심해어, 해양 미생물, 특이한 형태의 해양 생물들이 발견되었으며, 일부 생물들은 지구상에서 발견된 다른 어떤 생물보다도 극한 환경에 적응한 모습이었다. 또한, 해저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광물층과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심해 자원 탐사의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인 탐사선과 로봇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양학자들은 마리아나 해구가 기후 변화 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심해는 이산화탄소와 열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 기후 변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연구는 미래 환경 보호와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푸에르토리코 해구 – 대서양에서 가장 깊은 곳
푸에르토리코 해구는 대서양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카리브해와 대서양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이 해구의 가장 깊은 지점은 ‘밀워키 딥(Milwaukee Deep)’으로, 최대 깊이는 약 8,376m에 달한다.
대서양에서는 마리아나 해구처럼 극한 심해 탐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2018년 탐험가 빅터 베스코보(Victor Vescovo)가 유인 잠수정을 타고 밀워키 딥에 도달했다. 이는 인간이 직접 대서양에서 가장 깊은 지점에 도달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었다.
푸에르토리코 해구는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기도 하며, 이곳의 연구는 지진과 쓰나미 예측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저 지질 구조를 연구함으로써 지구 내부의 움직임과 판 구조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심해 생태계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통가 해구 – 태평양 남부의 심해 탐사
통가 해구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해구로, 최대 깊이는 약 10,882m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이곳은 마리아나 해구 다음으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져 있으며, 비교적 최근에 탐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2019년, 탐험가 빅터 베스코보는 ‘리미팅 팩터(Limiting Factor)’라는 유인 잠수정을 타고 통가 해구의 가장 깊은 지점에 도달했다. 이 탐사는 인류가 두 번째로 깊은 해양 지역에 도달한 중요한 기록으로 남았다.
통가 해구는 활발한 화산 활동과 지진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해저 지질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심해 생물들이 발견되면서 과학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지역의 해저 화산 활동은 지구 내부의 에너지 흐름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기후 변화와 해양 순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